지난 3월 28일에는 남자친구와 3주년 기념으로 에버랜드에 다녀왔다. 여태껏 한 번도 에버랜드에 다녀온 적이 없기에 내가 가자고 했던 것이다. 놀이기구는 좋아하지 않지만 사파리가 보고 싶었다. 그래서 하찮은 체력으로 머나먼(?) 용인까지 다녀온 것이다. 고속터미널에서 직행버스가 있었지만 비싸고 시간도 정해져 있기에 사당역에서 좌석버스를 탔다. 가는 시간만 두 시간은 족히 걸린 것 같다.
날씨는 꽤 추운 편이었다. 자유이용권 입장료는 무려 35,000원이었는데 신용카드로 50% 할인을 받은 나와 달리, 남자친구는 할인헤택을 받지 못해 전액을 지불해야 했다. 아무래도 에버랜드 안에 있는 식당은 비쌀 것 같아서 김밥을 사가지고 갔는데, 에버랜드 안에서는 함부로 도시락을 먹을 수 없다고 되어 있었고, 피크닉 장소라고 되어있는 곳은 뻥뻥 뚤려있어서 매우 추운데다 장소도 외진 곳에 있어서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그래서 비루하게도 가방속에서 하나씩 몰래 꺼내먹었는데 그게 참……. 맛있었다. 어흑.
첫 코스는 이번 행차(?)의 목적이나 다름 없던 사파리가 있는 주토피아였다. 들어서자마자 북극곰을 볼 수 있었는데, 신나게 수영을 하던 녀석이 있었다. 동물원에 가면 대개 잠을 자거나 느리게 어슬렁 거리는 모습만 보곤 했는데. 개들이 묘기를 부리는 곳도 있었는데, 울타리를 매우 낮게 만들어 만져볼 수도 있었다. 고대하던 사파리는 매우 좋았다. 사자나 곰을 매우 가까이서 볼 수 있었는데, 늘 멀리서만 보던 동물들을 가까이서 보니 일단 그 크기에 놀라게 되었다. 게다가 곰은 재롱도 부릴 줄 알았는데 손을 흔들거나 박수를 치는 모양새가 코믹했다. 먹이를 받아먹을때마다 하얀 침을 휘날리는 지저분한 녀석도 있었다. 운전사 아저씨의 설명은 성의 없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하루에도 수십번 같은 대사를 반복할테니 지겹겠지. 그런데 사파리로 볼 수 있다던 초식동물은 다른 우리에 격리되어 멀찍이 있었기 때문에 일반 동물원에서 보는 것과 다를 것이 없었다. 이럴거면 뭐하러 사파리에 포함시켰는지 모르겠다.


에버랜드에만 있다고 들었던 사막여우는 사진에서 보던 바와 달리 하얗지는 않았지만,



이토록 좋았던 주토피아에서 딱 하나 싫었던 것은 '아마존 익스프레스'라는 놀이기구였는데, 롯데월드의 '정글 '처럼 재미있지도 않은 것이 물은 엄청나게 튀어서 남자친구와 둘 다 흠뻑 젖어버린 것이다. 날씨도 추운데! 옷 말리라고 온풍기와 선풍기를 둔 곳이 있었지만 사람도 많고 장소도 협소해서 효과를 보지 못했다. 차라리 수건을 줘라!
앞서 말했듯 놀이기구는 별로 좋아하지 않고, 남자친구도 마찬가지인지라 어트렉션에는 별로 탑승하지 않았는데 그나마 탄 것이 관람차, 지구마을, 로테이팅 하우스, 범퍼카였다. 관람차는 매우 좁고 많이 높지도 않아서 좀 시시했고, 지구마을은 아무생각없이 타러 들어갔는데 물 위에 둥둥떠서 세계 각 국의 의상을 입은 인형들을 구경하는 것이었다. 한마디로 유아용. '자연농원' 시절부터 계속 냅뒀는지, 인형들도 무척 오래되어 보였고, 초등학생도 안 볼 만한 수준이었다. 로테이팅 하우스는 벽이 돌아가면서 마치 기구가 360도 회전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어트렉션이었는데, 신기하고 아이디어가 신선해지만 그게 전부라서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4차원 입체영화를 보러갔더니 시스템 오류가 나서 관람을 할 수 없었다. 극장에서 하는 쇼는 연관성없는 춤과 아크로바틱을 계속 보여주었는데, 롯데월드의 약간 유치하지만 나름 스토리도 있으면서 춤과 아크로바틱이 잘 조화된 쇼에 비하면 어찌나 시시하던지. 의상이나 무대셋팅이나 미적 감각도 별로 느껴지지 않는 것이 정말 삼성재단에서 운영하는, 35,000원이나 내고 들어오는 곳의 쇼가 맞는지 수준이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게다가 그림으로 그려넣은 건물, 가짜인거 모를 줄 알았는지 가짜티를 팍팍 내는 홀랜드 빌리지와 무성의한 신전. 게다가 시기가 일러 아직 꽃도 많이 피지도 않았다. 점점 실망이 쌓여가는데 결정적으로 실망스러웠던것은 식당이었다. 저녁을 먹기 위해 에버랜드 내 식당에 들어갈 수 밖에 없었는데, 그럴듯한 이름에 일반 식당보다 비싸면서도 음식을 자리에 갖다주지도 않는다. 식권을 사서, 쟁반을 들고 배급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여기가 구내식당인가? 지금 급식을 받는건가?
문라이트 퍼레이드를 보기 위해 저녁때까지 남아있었는데 퍼레이드 역시 실망스러웠다. 번쩍거리는 전구를 온 몸에 두르고 시시한 아크로바틱을 하며 지나가는 사람들과 역시 전구를 잔뜩 두른 퍼레이드 차량을 구경하는 것이 전부였는데 무엇보다도 '문라이트'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색감이 촌스러웠다. 게다가 갖가지 테마로 차량과 사람을 꾸몄지만 일관되지 않아 별 재미를 느낄 수 없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놀이기구를 목적으로 방문할테고, 그래서 놀이기구를 즐기지 않는 사람이 이러쿵 저러쿵 불평을 하는 것이 어찌보면 타당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런데 에버랜드가 단순히 스릴만을 즐기기 위한 공간을 표방하고 있지는 않잖은가. 시니어 회원 제도까지 두고 있는 것 보면 모든 연령대의 사람이 즐겁게 보낼 수 있는 곳이 에버랜드의 지향점 아닐까? 기념품숍만 잔뜩 만들지 말고, 볼거리에도 좀 더 충실했으면 좋겠다. 디즈니 만큼은 바라지도 않을테니 롯데월드만한 쇼라도 보여달라구!
날씨는 꽤 추운 편이었다. 자유이용권 입장료는 무려 35,000원이었는데 신용카드로 50% 할인을 받은 나와 달리, 남자친구는 할인헤택을 받지 못해 전액을 지불해야 했다. 아무래도 에버랜드 안에 있는 식당은 비쌀 것 같아서 김밥을 사가지고 갔는데, 에버랜드 안에서는 함부로 도시락을 먹을 수 없다고 되어 있었고, 피크닉 장소라고 되어있는 곳은 뻥뻥 뚤려있어서 매우 추운데다 장소도 외진 곳에 있어서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그래서 비루하게도 가방속에서 하나씩 몰래 꺼내먹었는데 그게 참……. 맛있었다. 어흑.
첫 코스는 이번 행차(?)의 목적이나 다름 없던 사파리가 있는 주토피아였다. 들어서자마자 북극곰을 볼 수 있었는데, 신나게 수영을 하던 녀석이 있었다. 동물원에 가면 대개 잠을 자거나 느리게 어슬렁 거리는 모습만 보곤 했는데. 개들이 묘기를 부리는 곳도 있었는데, 울타리를 매우 낮게 만들어 만져볼 수도 있었다. 고대하던 사파리는 매우 좋았다. 사자나 곰을 매우 가까이서 볼 수 있었는데, 늘 멀리서만 보던 동물들을 가까이서 보니 일단 그 크기에 놀라게 되었다. 게다가 곰은 재롱도 부릴 줄 알았는데 손을 흔들거나 박수를 치는 모양새가 코믹했다. 먹이를 받아먹을때마다 하얀 침을 휘날리는 지저분한 녀석도 있었다. 운전사 아저씨의 설명은 성의 없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하루에도 수십번 같은 대사를 반복할테니 지겹겠지. 그런데 사파리로 볼 수 있다던 초식동물은 다른 우리에 격리되어 멀찍이 있었기 때문에 일반 동물원에서 보는 것과 다를 것이 없었다. 이럴거면 뭐하러 사파리에 포함시켰는지 모르겠다.


에버랜드에만 있다고 들었던 사막여우는 사진에서 보던 바와 달리 하얗지는 않았지만,

그 "사진"
고양이보다도 작은 크기에 커다란 귀가 귀여웠다. 대부분은 한가로이 자고 있었는데, 당황스럽게도 두 마리가 갑자기 교미를 하더라. 음; 페러리독이라는 쥐보다는 훨씬 크고 고양이보다는 작은 동물이 있었는데, 몸을 곧세우고 정면을 빤히 바라보는게 귀여웠다. 원숭이들만 모아놓은 프랜들리 몽키밸리에는 손오공의 모델이 되었다는 희귀종 황금원숭이가 있었는데, 노란 털과 하얀 얼굴이 매우 깨끗해서 인형같을 정도였다. 무리 중 대장으로 보이는 녀석이 암컷으로 추정되는 원숭이와 갑자기 다정하게 포옹을 했는데 왠지 보기 좋았다. 높은 탑을 기어올라 공중에서 줄을 타는 오랑우탄도 있었고, 우리안에 만들어놓은 온천(아마 그냥 뜨거운 물?)에서 신나게 뛰어노는 일본원숭이들의 모습은 부럽기까지 했다. 유리창 가까이에 있던 원숭이 무리를 빤히 바라보고 있는데 갑자기 수컷 한 마리가 자위행위를 하는 바람에 당황하기도 했다. 동물원을 몇 번 가봤지만 하루에 두 번이나 이런 경험을 하다니 참. 타이밍 좋게도 사육사가 아기사자를 안고 나와서 설명해주는 걸 보게 되었는데 아기사자의 발을 직접 만져볼 수도 있었다. 보드라운 발바닥이 고양이 발과 흡사했지만 고양이 발보다는 훨씬 크더라. 익숙해졌는지 아기사자는 매우 얌전하게 사육사에게 안겨있었는데, 그 아기사자의 이름이 '루나'란다. 하하하



앞서 말했듯 놀이기구는 별로 좋아하지 않고, 남자친구도 마찬가지인지라 어트렉션에는 별로 탑승하지 않았는데 그나마 탄 것이 관람차, 지구마을, 로테이팅 하우스, 범퍼카였다. 관람차는 매우 좁고 많이 높지도 않아서 좀 시시했고, 지구마을은 아무생각없이 타러 들어갔는데 물 위에 둥둥떠서 세계 각 국의 의상을 입은 인형들을 구경하는 것이었다. 한마디로 유아용. '자연농원' 시절부터 계속 냅뒀는지, 인형들도 무척 오래되어 보였고, 초등학생도 안 볼 만한 수준이었다. 로테이팅 하우스는 벽이 돌아가면서 마치 기구가 360도 회전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어트렉션이었는데, 신기하고 아이디어가 신선해지만 그게 전부라서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4차원 입체영화를 보러갔더니 시스템 오류가 나서 관람을 할 수 없었다. 극장에서 하는 쇼는 연관성없는 춤과 아크로바틱을 계속 보여주었는데, 롯데월드의 약간 유치하지만 나름 스토리도 있으면서 춤과 아크로바틱이 잘 조화된 쇼에 비하면 어찌나 시시하던지. 의상이나 무대셋팅이나 미적 감각도 별로 느껴지지 않는 것이 정말 삼성재단에서 운영하는, 35,000원이나 내고 들어오는 곳의 쇼가 맞는지 수준이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게다가 그림으로 그려넣은 건물, 가짜인거 모를 줄 알았는지 가짜티를 팍팍 내는 홀랜드 빌리지와 무성의한 신전. 게다가 시기가 일러 아직 꽃도 많이 피지도 않았다. 점점 실망이 쌓여가는데 결정적으로 실망스러웠던것은 식당이었다. 저녁을 먹기 위해 에버랜드 내 식당에 들어갈 수 밖에 없었는데, 그럴듯한 이름에 일반 식당보다 비싸면서도 음식을 자리에 갖다주지도 않는다. 식권을 사서, 쟁반을 들고 배급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여기가 구내식당인가? 지금 급식을 받는건가?
문라이트 퍼레이드를 보기 위해 저녁때까지 남아있었는데 퍼레이드 역시 실망스러웠다. 번쩍거리는 전구를 온 몸에 두르고 시시한 아크로바틱을 하며 지나가는 사람들과 역시 전구를 잔뜩 두른 퍼레이드 차량을 구경하는 것이 전부였는데 무엇보다도 '문라이트'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색감이 촌스러웠다. 게다가 갖가지 테마로 차량과 사람을 꾸몄지만 일관되지 않아 별 재미를 느낄 수 없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놀이기구를 목적으로 방문할테고, 그래서 놀이기구를 즐기지 않는 사람이 이러쿵 저러쿵 불평을 하는 것이 어찌보면 타당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런데 에버랜드가 단순히 스릴만을 즐기기 위한 공간을 표방하고 있지는 않잖은가. 시니어 회원 제도까지 두고 있는 것 보면 모든 연령대의 사람이 즐겁게 보낼 수 있는 곳이 에버랜드의 지향점 아닐까? 기념품숍만 잔뜩 만들지 말고, 볼거리에도 좀 더 충실했으면 좋겠다. 디즈니 만큼은 바라지도 않을테니 롯데월드만한 쇼라도 보여달라구!


덧글
ranigud 2008/04/02 21:45 # 답글
[국민학교]2학년때 소풍으로 '자연농원'한번 가본 거 말고는 추억(?)이 없는데... 그쪽은 여전히 손도 안 대었나보군요;;; 새 놀이기구만 들여놓은 건가...그나저나 사자 이름이 루나였다니, 참 보기 드문 우연이네요. ^^
nabiko 2008/04/03 09:39 # 답글
가려고 했는데...흑흑..
잔정 2008/04/03 14:22 # 삭제 답글
나도 이번에 에버랜드 가려고 하는데. ㅎㅎㅎ
Luna 2008/04/03 23:43 # 답글
ranigud/아기사자 루나 너무 반가웠어요. ㅎㅎnabiko/사람에 따라 좋을수도 있지 않을까요^^;
잔정/좋겠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