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주켄 사람들 >>>도서



저자 : 마츠우라 모토오
역자 : 왕현철

'선착순 채용', '쓸데없는 규칙은 필요없다'는 등의 카피를 보았을 땐 뭐가 그리 대충대충인가 싶었다. 모두가 꿈꾸는 회사라지만,  언젠가 망했다는 뉴스가 들려오는 거품, 허풍 이야기가 아닐까 싶기도 했다. 그러나 책을 읽고 나니 저자가 결코 대충대충 회사를 운영하고 있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중소기업의 사장이라고 하나 그는 말 그대로 대단한 CEO였다. 시대의 흐름을 읽을 줄 알고, 형식보다 중요한 것을 알며, 겸손하고, 무엇보다 인간에 대한 깊은 신뢰를 가지고 있었다. 흔히 기성세대는 요즘 젊은이들이 풍요롭게 자란 탓에 근성도 없고 노력할 줄도 모른다고 폄하하지만, 저자는 오히려 풍요로운 환경 덕분에 그들이 더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또 믿는다. 士爲知己者死, 남자는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바친다는 옛 말이 있지만 그 말이 어디 남자에 한하겠는가. 신뢰받은 직원은 그 신뢰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보답하려 한다. 신뢰로 뭉친 회사가 잘 되지 않을리가 없다.

처음 모 중소기업에 입사했을 때 놀란 것은 임원들과 사장님이 자기계발이나 리더십에 전혀 관심이 없다는 것이었다. 이사고 사장이고 책 읽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회사가 좋은 상황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입사했던 것은 면접 당시 상무님이 제시한 비전때문이었는데, 그 비전이 실행될 가능성이 없는 가짜였다는 사실을 알았고, 앞으로도 회사가 잘 될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 뻔하게 보였다. 사장님은 늘 직원들을 무능하다고 생각하고 툭하면 호통을 치곤 했다. 과연 그 분위기 속에서 직원들이 신나게 일을 할 수 있을까? 창조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회사를 위하고 싶을까? 또한 짧게 일했던 어떤 곳은 사장이라는 직함을 단 사람이 회사 업무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도 못하며, 시간 나면 거울 앞에서 골프채를 휘두르고 컴퓨터 화면 앞에서 증시나 확인하고 있는 장면을 보기도 했었다. 그들은 직원들이 툭 하면 그만둔다며 근성이 없다고 하지, 자신들의 문제가 무엇인지 깨닫지 못한다. 과연 그 회사들이 잘 될 수 있을까? 그럴리가 있나.

사장이든 회장이든 대표든 CEO든, 어떤 호칭이든 가장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반드시 읽어야 한다는 생각까지 든다. 진짜 비전을 제시할 줄 알고, 직원들을 애정과 신뢰로 대하며, 투자니 골프니 기업 외의 활동에 열을 쏟지 않고 기업의 성장을 위해 끊임없이 배우고 노력할 줄 아는 사람과 함께라면, 어느 누가 신나게 일하지 않겠는가. 애사심이란 옷에 고기 냄새 베는 회식을 통해서가 아니라, 밤새 술마시는 워크샵을 통해서 길러지는 것이 아니라는 걸 좀 깨달아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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