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감독 : 나카시마 테츠야
주연 : 나카타니 미키, 에이타, 이세야 유스케

화려한 미술과 뮤지컬 영화 못지 않은 음악의 배치와 톡톡 튀는 연출은 눈과 귀를 동시에 즐겁게 만든다. '불량공주 모모코'와도 상통하는 느낌이 있다 싶더니 감독의 전작이더라. 만화같은 상상력을 잔뜩 끌어들였음에도 유치하거나 어색하지 않으며 영화를 좀 더 생기발랄하고 신선하게 만든다.

감독은 마츠코에게 '혐오스런'이란 표현을 달아주었어도 애정을 가진 것 같다. 초반에 쇼가 여자친구로부터 들은 '사람의 가치는 얼마나 받느냐가 아닌 얼마나 주느냐로 매겨지는 것 같다'라는 표현과, 마츠코를 사랑하면서 학대했던 류가 나중에서야 마츠코의 끊임없는 애정을 느끼면서 마츠코를 신과 같다고 말하는 것을 보면, 마츠코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은채 끊임없이 퍼주기만 했던 천사같은 사람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마츠코는 아무것도 바라는 것이 없었을까? '함께 있을수만 있다면 된다'고 했지만, 그것은 애정결핍에서 비롯된 집착에 가까운 것이라, 그로인해 상대방을 도망가게 했던게 아닐까?

병약한 동생때문에 아버지의 관심을 덜 받고, 불행한 사건에 연이어 시달리며, 쓰레기같은 남자들만 만나다 결국 비참하게 생을 마치는 마츠코의 일생은 에밀 졸라의 '목로주점'에 나오는 제르베즈를 연상시킨다. 두 여자 모두 아름다웠지만 쓰레기같은 남자들에게 시달리다 비참하게 일생을 마친다. 하지만 그녀들에겐 그런 인생이 운명적으로 주어진 것일까? 그녀들은 다른 삶을 선택할 수 없었을까? 아니다. 제르베즈가 랑티에를 받아들이지 않았더라면, 혹은 구제와 함께 도망쳤더라면 골방에서 비참하게 죽지는 않았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마츠코 역시 수학여행 사건을 잘 마무리 했더라면, 혹은 건전한 방법으로 돈을 벌고 보다 평범한 남자들을 만났더라면, 남자에게 기대는 수동적인 삶이 아니었더라면 자신이 원하는 행복한 가정과 삶을 얻었을지도 모른다.

자신의 삶은 자신의 몫이다. 불행한 과거가 발목을 잡고 늘어지기도 하지만, 극복하고 훌륭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가. 운명을 말하기전에, 수동적으로만 살아가는 자신부터 반성해야 하는게 아닌지.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의 제목을 바꿔보고 싶다, '유감스런 마츠코의 일생'이라고. 행복은 스스로에게서만 우러나온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 것이 마츠코의 진짜 불행이 아닐까.


트랙백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TrackbackURL : http://luna0200.egloos.com/tb/3353008 [도움말]
  •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2007/05/02 01:53 #

    맨 마지막 장면은 마츠코에게 마지막까지 엉겨붙는 불행인 것 같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아이의 손을 통한 구원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차라리 잘된거야, 같은 느낌? 우옜든동 살아야 장땡이라고 하지만 마츠코의 일생에 차마 그런 이야기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마츠코가 불행해진 이유는 무엇일까? 어쩌면 일찌감치 시작한 '연기' 때문은 아니었을런지. 어떤 사람들은 단순한 다름 때문이든 거창하게 부조리 때문이든 간에 현실과의 강한 괴리감을 느끼게 될 ...... more

덧글

덧글 입력 영역